혈루증 치유 (마가복음 5:25-34)
이 기적은 정리해보면, 열두 해를 혈루증으로 앓은 여인이 예수의 옷자락을 잡고 병이 나았다는 짧고도 단순한 이야기 입니다.
이 이야기는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고 몇번씩 설교 시간을 통해서 익히 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이 이야기를 다시 하는 이유는 이 기적 이야기를 읽을 때 내 안에 말씀하시는 주님의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부터 글을 쓰는 글의 제목도 예수의 기적, 예수의 마음이라고 정리해 봅니다.
이 이야기가 전개 되어지는 상황은 이렇습니다. 예수께 회당장인 야이로가 찾아와서 죽어가는 자신의 딸을 고쳐달라고 합니다. 예수는 당연히 이를 흔쾌히 승락하고 따라 나서게 되고, 기적을 행하러 가시는 예수의 모습을 수많은 추종자들이 따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속에 한 여인이 살며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여인이 바로 12년을 혈루증으로 앓은 여인입니다. 성경에서는 혈루증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혈루증이란 여인이 걸리는게 불가능한 병입니다.
중학교 과학시간에 배운대로 혈루병은 피가 멈추지 않는 병으로 X염색체를 따라 유전되는 질병입니다. 남자의 경우는 X염색체가 하나이므로 환자가 되고, 여자는 X염색체가 두 개이므로 환자가 아닌 혈우증유전자를 보유하는 사람이 됩니다. 여자가 환자가 되려면, 환자인 남자와 보유자인 여자가 만나서 아이를 낳을 때나 염색체 이상인 경우이므로 확률이 거의 없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여자 혈루증 환자가 4명 정도라고 하니까 당시 이스라엘의 인구를 생각하면 0%에 가까우며, 혈루증은 유전으로 생기는 병으로 태어나면서부터 환자이므로 이 여인처럼 중도에 환자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성경에 등장하는 여인의 병은 하혈증으로 보여집니다. 하혈증은 병에 걸린 자체도 힘든 일이지만 더 큰 문제가 등장합니다. 구약성경은 여자가 하혈할 때에 불결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하혈하는 여인이 만지는 모든게 불결해 집니다. 이스라엘은 성결법이 대단히 중요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혈하는 여인이 만지면 즉시 그날 밤까지 불결해져서 모든 활동을 정지해야 합니다. 이 여인의 손은 마이다스의 손과 비견됩니다. 마이다스는 만지는대로 금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그의 삶은 불행했습니다. 하물며 이 여인과 같이 만지는 모든게 불결해진다면 이 여인의 삶이 어떻게 되겠습니다. 여자는 숫자에도 들지 않은 재산처럼 취급받던 시대에 불결한 여인, 만지면 모든게 불결해 지는 여인은 참으로 낙인찍힌 최악의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여인이 병을 고쳐보겠다고 12년 동안이나 이곳 저곳을 찾아 헤멨습니다. 많은 의원들을 찾았고 자신의 모든 돈을 바쳤지만 병을 고치기는커녕 의사들에게 치욕만 당했습니다. 이 여자의 병이 은밀하게 숨기고 있으면 다른 사람은 알지 못하지만 병을 고치는 의사는 이 여자의 치부를 알고 있기에 더러운 벌레처럼 여기며 치료했고 이는 여자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치료할 돈도 없고 의사를 만날 용기도 없는 여자는 완전히 자포자기한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남편이나 자녀가 있었더라도 버림받을 수 밖에 없었기에 홀로 숨어 세상과는 단절된 삶을 영위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이미 몸에 든 병만큼이나 그녀의 마음 역시 깊은 병에 침식당해 다시는 회복될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그녀에게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갈릴리에서 온 나사렛 예수가 많은 병자를 고치고 있으며, 어떤 사람도 거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풍문으로 들었습니다. 그녀는 예수께 나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마침, 그 때 예수께서 회당장의 딸을 고쳐주기 위해 길을 걷고 있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따라오고 있었기에 그녀 역시 예수를 따라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부터였습니다. 지나가는 예수를 붙잡고 나를 고쳐달라고 말을 해야 하는데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병을 당당히 말할 수가 없습니다. 자신이 병명을 말할 때 자기를 바라볼 사람들의 시선을 생각하면 도저히 입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그녀는 예수를 따르면서 계속 망설였습니다. 예수 앞에 나아가서 말을 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몇 번이고 기어들어 가는 소리로 예수를 불러봤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과 단절했던 12년이, 그녀를 죄인 취급하면서 벌레처럼 바라봤던 사람들의 시선들이 그녀의 입을 막았습니다.
여인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떨리는 조급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인은 마음에 생각했습니다. 나는 도저히 예수를 부를 수 없고, 내 상황을 말할 수 없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혹시 예수가 그토록 위대한 치료자라면 옷자락이라도 만지면 병이 나을지도 모른다고 자신에게 말했습니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그녀는 살며시 예수께 다가섰고 많은 사람들 틈에 끼어서 몰래 예수의 옷자락을 만졌습니다. 그러자 자신의 하혈이 멈추고 완전히 치료되었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그녀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하지만 절대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면 오늘 그녀는 예수를 부정한 사람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12년이나 나오지 못했던 여인은 이제 예수의 뒷모습에 진심으로 감사하면서 흐느끼는 감격으로 돌아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예수께서 돌아보시면서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말하시는 겁니다. 이 여인은 깜짝 놀랐지만 쥐죽은듯 가만히 있었습니다. 오히려 제자들이 자신을 대변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고 예수께 손을 대고 미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말씀을 하시냐며 별일 아니니 그냥 가자고 재촉합니다. 그런데도 예수는 자신의 몸에서 능력이 나갔다고 말하면서 몸을 돌려서 그 여자를 바라보았습니다.
이 여자는 예수께서 자신을 처다 보시는 순간 몸이 얼어버렸습니다. 심장은 벌떡벌떡 뛰어서 죽을 것 같고 얼굴은 부끄러움으로 새빨갛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자시에게 주어진 압박과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그만 무릎을 꿇고 예수께 잘못했다고 용서해 달라고 말합니다. 12년 만에 대중 앞에선 그녀는 온 몸이 후들거리고 정신이 없어서 어쩔줄을 모르고 흐느낍니다. 부정했던 여자는 자기가 만져서 부정하게 된 위대한 치유자 앞에서 심장이 폭발할 것 같은 통증을 느꼈습니다.
이 여자의 이야기를 잠잠히 듣던 예수께서는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신을 엄하게 책망할 줄로 알았던 여자는 깜짝 놀라며 마음에 안심하게 됩니다. 순간적으로 너무나 많은 일을 당한 여인은 눈물을 흘리며 그저 감격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반전입니다. 여자는 자기가 호된 책망과 모욕을 받으리라 생각했지만 예수는 그 여인을 위대한 믿음의 사람이라고 칭찬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예수는 일부러 여자를 대중 앞에 세운 듯 합니다. 그렇다면 왜 예수는 이 여인에게 심장 떨리는 대중 앞에 서는 일을 시켰을까요? 자신의 옷자락을 만진 여자를 치료하신게 기적이라면, 이 부분이 예수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병이 나았으니 그냥 가면 되는 여자를 불러 세워 사람들 앞에 서게 하시고, 자신의 추함을 고백하게 하시는 예수의 마음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예수는 여인의 병을 고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았다고 사료됩니다. 예수는 오히려 그 여자의 상처받은 마음까지도 고치고 싶어하셨습니다. 만일 이 여자가 그대로 몰래 돌아갔다고 하면 몸은 고쳐졌지만 일생 짐을 지고 살아야 했습니다. 누구에게 자신의 기적을 말할 수도 없습니다. 예수를 몰래 부정하게 만들었다는 죄의식도 그녀를 괴롭힐 것이 분명합니다. 또한 12년이나 사람들에게 상처받아 일생 대중 앞에 나서지 못하는 숨어사는 삶을 살게 됩니다.
이러한 여자를 예수는 수많은 민중들에게 초대합니다. 그곳에 이 여인 만을 위한 커다란 스테이지를 만들고 주인공으로 등장시킵니다. 그리고는 여인에게 너의 믿음으로 병이 나았다고 말해주면서 너는 세상에서 존경 받을만한 위대한 믿음의 사람이라고 모두에게 선포합니다. 더 이상 세상에 숨지도 부끄러워하지도 말고 당당하게 살아가라고 이 여인에게 힘을 실어 줍니다. 예수의 이러한 선포로 인해 여인은 모든 사람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는 자격을 부여 받았습니다. 누구도 이제는 이 여자를 부정하다고 말할 수 없으며, 예수를 더럽혔다고 비난할 수도 없습니다. 오히려 예수께 인정받은 믿음의 사람이라고 칭찬하게 됩니다.
바로 여기에 예수의 따뜻하고 섬세한 마음이 있습니다. 육체의 병으로 인해 생겨나게 된 마음의 병까지도 예수는 온전히 치료하셨습니다. 우리도 살아가다 보면 관계로 인해, 병으로 인해, 직장이나 심지어 가족으로 인해 마음에 병을 얻고 신음할 때가 있습니다. 오직 우리의 마음을 아시는 예수께서 2000년 전에 혈루증 앓은 여인의 마음까지 만져주셨듯이, 오늘날 우리의 상처 입은 마음을 만져주십니다. 기적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시는 예수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우리 모두의 병든 상황과 상처 입은 마음이 예수의 따사로움으로 회복되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이 여인의 육신의 병뿐만 아니라 마음의 상처도 낫게 했다. 왜 예수님은 그 여인에게 '믿음의 사람'이라고 하셨을까요?
답글삭제@돈빼뽀네 - 2009/10/03 21:48
답글삭제그 여인을 모든 사람 앞에서 높여준거지요. 그래야 12년간 세상에게 버림받은 여인의 마음의 병까지 완전히 치료할 수 있으니까요.
또한, 정말믿음이있었기에믿음이있다라고말씀하신게아닐까요?질병의치로나구원은믿음없이되지않는다고여러번성경에나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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